한국에 있을 때 가끔 업무로 공적으로 만난 분들이랑 이야기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출신 대학 이야기가 나오는 경우가 있었다. 그렇지 않더라도 사적인 만남을 가지는 자리에서도 대학 생활 이야기로 화제가 흘러가고는 한다.
그럴 때 상대방이 내가 서울대학교를 다니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자기는 "그냥 지방 국립대"라고만 이야기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사실, 한국 사회에서의 학벌주의에 대한 문제 의식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것인데, 이른바 어찌어찌 '일류대'라는 서울대학교에 다니는 나는 나의 참으로 이중적인 면을 발견하게 된다. 다른 사람이 "그냥 지방 국립대" 다닌다고만 할 때 '뭐가 부끄러워서 당당히 학교 이름을 말하지 못하지'라고 생각하면서도, 내 이야기를 할 때 "서울대 대학원 있습니다"라고 말할 때, 좋게 말하면 자부심, 나쁘게 말하면 오만함을 살짝 뭍혀 말하게 되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마냥 오만함이라고 하면 또 조금 억울한 것이, 내게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냥 서울에 있는 사년제 대학 다닙니다"라고 말해놓고 나중에 서울대학교라는 것을 알게 되면 그 사람으로서는 그게 더 기분 나쁜 일이다. 그냥 평범하게 "서울대 다닙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데, 사실 그게 또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대화 상황에 따라서 더더욱. 어쨌든, "그냥 지방 국립대 다녀요"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숨기고 싶은 걸까, 그럴 필요까지 있을까'하는 생각을 가져왔다.
그런데, 최근 USC 사람들을 만나면서 "서울에 있는 학교 다녀요"라고 말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내면적으로 USC 학생에 대한 열등감을 느끼고 있어서 드러나는 것일까? 사실, USC에 와보고 여기 다니는 사람들을 부러워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유학파에 대한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물론 "유학을 했으면 좋았을걸"이라고 종종 느끼긴 하지만, 열등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서울데 있는 학교 다닌다"라니. 서울대 다니는 것이 부끄러운 건가?
공대생, 특히 공부 좀 하고 좋은 (?) 대학 공대에 다니는 학생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것이 "의대갈 성적은 되는데 공대왔다"이다. 의대생에게 열등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표현이겠지만, 역설적이게도 당연히 엄청난 컴플렉스의 표현이다. 정작 자기는 별 신경 안 쓰고 싶은데, 주변에서 '의대>공대'라는 관계를 만들어버린 것에 대한 불만, 평생 그 관계 속에서 살아야 하는 불만.
나의 상태도 이와 마찬가지가 아닌가 한다. 내가 "서울에서 대학 다닌다"라고 말할 때, 그 학생들은 "지방에서 대학 다닌다"고 한 다른 사람들을 보고 내가 느낀 감정을 느끼리라. 게다가 여기 한국 학생들이 대부분 서울대에서 학부나 석사를 마치고 온 사람이기 때문에, 자칫 "같은 점에서 출발했지만 너는 성공하고, 나는 실패했다"가 되어버릴 것 같다. 별로 유쾌하지 않다.
주의해야겠다.
한국에서 서울대 다니는 것을 뻐기고, 외국 나와서 주눅든다면 되겠는가. 서울대 다니는 것은 한국에서는 아무 것도 아닌 일이고, 외국에서는 자랑스러워야 할 일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그럴 때 상대방이 내가 서울대학교를 다니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자기는 "그냥 지방 국립대"라고만 이야기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사실, 한국 사회에서의 학벌주의에 대한 문제 의식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것인데, 이른바 어찌어찌 '일류대'라는 서울대학교에 다니는 나는 나의 참으로 이중적인 면을 발견하게 된다. 다른 사람이 "그냥 지방 국립대" 다닌다고만 할 때 '뭐가 부끄러워서 당당히 학교 이름을 말하지 못하지'라고 생각하면서도, 내 이야기를 할 때 "서울대 대학원 있습니다"라고 말할 때, 좋게 말하면 자부심, 나쁘게 말하면 오만함을 살짝 뭍혀 말하게 되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마냥 오만함이라고 하면 또 조금 억울한 것이, 내게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냥 서울에 있는 사년제 대학 다닙니다"라고 말해놓고 나중에 서울대학교라는 것을 알게 되면 그 사람으로서는 그게 더 기분 나쁜 일이다. 그냥 평범하게 "서울대 다닙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데, 사실 그게 또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대화 상황에 따라서 더더욱. 어쨌든, "그냥 지방 국립대 다녀요"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숨기고 싶은 걸까, 그럴 필요까지 있을까'하는 생각을 가져왔다.
그런데, 최근 USC 사람들을 만나면서 "서울에 있는 학교 다녀요"라고 말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내면적으로 USC 학생에 대한 열등감을 느끼고 있어서 드러나는 것일까? 사실, USC에 와보고 여기 다니는 사람들을 부러워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유학파에 대한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물론 "유학을 했으면 좋았을걸"이라고 종종 느끼긴 하지만, 열등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서울데 있는 학교 다닌다"라니. 서울대 다니는 것이 부끄러운 건가?
공대생, 특히 공부 좀 하고 좋은 (?) 대학 공대에 다니는 학생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것이 "의대갈 성적은 되는데 공대왔다"이다. 의대생에게 열등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표현이겠지만, 역설적이게도 당연히 엄청난 컴플렉스의 표현이다. 정작 자기는 별 신경 안 쓰고 싶은데, 주변에서 '의대>공대'라는 관계를 만들어버린 것에 대한 불만, 평생 그 관계 속에서 살아야 하는 불만.
나의 상태도 이와 마찬가지가 아닌가 한다. 내가 "서울에서 대학 다닌다"라고 말할 때, 그 학생들은 "지방에서 대학 다닌다"고 한 다른 사람들을 보고 내가 느낀 감정을 느끼리라. 게다가 여기 한국 학생들이 대부분 서울대에서 학부나 석사를 마치고 온 사람이기 때문에, 자칫 "같은 점에서 출발했지만 너는 성공하고, 나는 실패했다"가 되어버릴 것 같다. 별로 유쾌하지 않다.
주의해야겠다.
한국에서 서울대 다니는 것을 뻐기고, 외국 나와서 주눅든다면 되겠는가. 서울대 다니는 것은 한국에서는 아무 것도 아닌 일이고, 외국에서는 자랑스러워야 할 일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덧글
飛烏 2009/07/22 12:52 # 삭제 답글
난 상대가 편견을 갖게 될까봐 조심스러워지더라.외쿡인 만날 때는 뭐...;
세라프 2009/07/22 14:18 #
어쨌든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지. 근데 또 조심스러워 하는 것이 티가 나도 안되는것이고.그치만, 외국인을 만났을 때 자랑스러워지고 싶은 것도 사실이야. ㅋ
M.L.T. 2009/10/09 04:44 # 답글
모르겠어요.한국의 하버드가 미국의 USC보다 훨씬 나은 거 아닌가요?? 적어도 학생들 질만큼은.
요즘은 SNU라고 하면 좀 트인 외국인들(admission officer라던지 prof라던지)은 잘 알아듣던데.
분명히 자랑할만한 일이에요!! 힘내요!
세라프 2009/10/09 08:24 #
일단 학교 시설이나 갖추어진 체계같은건 USC가 더 나은 것 같구요... 학생의 질은, 글쎄요 어려운 문제네요. 일장일단이 있는 것 같아요. 사실 SNU 학생이 USC 학생에 비해서 뒤쳐지는 것 같지는 않아요. 그저 이런식의 학교 서열화와, 이에 대한 내면의식이 이런 기회를 통해 드러나는구나 하고 반성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2009/10/19 22:27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