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풀 (pool)의 근친혼 생각할 거리

(인재군의 족내혼과 근친상간 트랙백)

재미있는 개념을 이야기한 글을 읽었다. 최근 고위층에 특정 학교, 특정 지역 출신의 인재가 집중되고 있다는 기사 <신임판사 열에 넷 특목고ㆍ강남 출신>에 대해새 쓴 글이었다. 인재 사이의 근친혼이라니 (사실 '근친상간'은 '강간'을 이야기한거고, '근친혼'정도가 적절한 단어겠다), 신선한 개념이었다. (내용을 읽기 전에는 강원도 인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인 줄 알았다)

확실히 문제가 되는 일이다. 신임판사까지 갈 것도 없다. 내가 입학한 2003년도에는 과학고 출신이 비주류였다. 우리 반 50명 정도 중에 과학고 출신은 아마 다섯도 안되었던 것 같다. 그런데 2008년 입학할 때 재료공학부 반에 가볼 일이 있었는데, 과학고, 외국어고 등 특목고 출신이 아닌 사람이 50명중에 5명 비율이 될까 말까 하는 정도였다. 5년 사이의 변화에, 그때 꽤 큰 충격을 느꼈다.

특목고 존재 자체에 대한 비판은 일단 본질이 아니고, 대입용 교육기관으로 전락한 실태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현재 과학고가 과학을 가르치기 위한, 외국어고가 외국어를 가르치기 위한 학교가 아님을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설립 취지나 학교에서 표면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목표는 아닐지 모르지만, 적어도 입학 당사자나 학부모에게 특목고는 좋은 대학 더 잘보내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그렇지 않은 특목고 재학생들도 있을것이고 그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대부분 이렇게 왜곡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소위 '강남8학군'에 보내지 못한 학부모들의 '내 자식도 좋은 대학 보내보자'는 열망이 만들어 낸 것이 지금의 특목고가 아닌가. 강남 8학군은 강남에만 있으니, 그런 수단(고등학교 이름값)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창출해 냈고, 전국 곳곳에 우후죽순처럼 특목고가 생겨났다. 이제 지자체 선거공약 1순위는 특목고 설립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그 결과 이른바 '상위권 대학'의 특목고 출신 입학생 비율은, 전체 고등학생 중의 특목고 졸업생의 비율보다 월등히 기형적으로 높아졌다. '공부잘하는 학생들 추려다 시험 잘보게 해서 좋은 대학 보낸 것'이 무엇이 문제냐고 반문할 수 있겠다. 어차피 대입이 경쟁에 기반하고 있으니, 잘하는 놈들이 좋은데 가는 것을 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런 상황에서 드러나는 문제 중의 하나가 '인재 풀에서의 근친혼'이라는 것이다. 다 끼리끼리 놀다보니 그놈이 그놈이 되어버렸다. 대학와서 만나는 사람이래봐야 중학교 고등학교 때부터 비슷한 환경에서 비슷한 공부하다고 온 사람들이다. 생태계에서 유전자풀의 다양성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유전적 다양성이 협소한 집단은 새로운 위협에 큰 충격을 받고 쉽게 도태된다. 다 그놈이 그놈이다 보니 한놈이 병에 걸려 죽으면 모두 죽어버려 극복하고 살아남을 방법이 없는 것이다. 인재도 마찬가지여서 변화에 적응하고 발전하기 어려워진다.

그러나 '인재 풀의 근친혼'이 분명히 지금 현상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는 개념이지만,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개념이 되어서는 안된다 (원래 글을 쓰신분이 그랬다는 것은 아니다). 유전자풀에서 유전적 다양성이 부족한 것에 대한 해결책은 새로운 유전자를 도입해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기존 유전자 풀에 없던 새로운 유전자를 도입해서 전체 유전자 풀을 건강하고 다양하게 유지할 수 있다. 유전 알고리즘에서 변이에 의한 다양성이 최적해의 품질과 수렴속도를 좌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인재 풀은 이러한 '다양성의 확보'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유전자의 다양성은 유전자 사이의 우열관계를 가정하지 않는다. 특정한 질병에 대한 내성도에 대해서는 우열관계를 정할 수 있을지 몰라도, 전반적인 우열관계 없이 '다름'만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지금 인재 풀에서의 다양성 문제에 있어서는, '강남>비강남', '특목고>일반고' 등의 우열관계가 내재되어 있다. 때문에 자칫 현재의 문제에 대한 인식이 '강남, 특목고 출신 인재 풀의 다양성 부족'으로 한정될 수 있고, 이에 대한 해결책이 '비강남, 일반고 출신 인재를 일부 도입'으로 귀결될 수 있다.

강남과 비강남, 특목고와 일반고 출신 학생들이 두루두루 섞여 있는 인재 풀의 구성이 바람직한 것은 분명한 일이다. 그러나 그 해결방법이 '주류'를 위해 '비주류' 자리를 마련해 주는 형태가 되어서는 안된다. 애초에 우열관계가 있어서는 '주류'와 '비주류'가 섞일 수도 없는 노릇이고, 다양성 확보라는 목표를 이룰 수도 없다. 근본적으로 왜곡되어 있는 특목고의 기능을 바로잡아야 한다. 대학 입학사정기관에서 가진 잘못된 특목고 선호 기준은 특목고가 대입교육용 기관이 되어 버린 후 생긴 현상이므로 뒤이어 해소될 것이다. 자연대/공대에서 과학고 출신을 선호하고 인문대 외국어과에서 외국어고 출신을 선호할 수는 있지만, 그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지금같이 전공과 관련없이 덮어놓고 특목고 출신이라면 뽑는 것이 문제일 뿐.

최근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이후, 특목고, 특히 외국어고의 이러한 문제에 대한 인식이 강하게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 문제 인식 자체에서는 크게 환영하는 바이지만, 지금까지 보았던 교육당국의 대처방안과, 기득권층의 움직임으로 보아 근본적인 해결책을 당장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외국어고는 '마녀사냥'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모양인데, 그동안 왜곡되었던 스스로의 모습을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물론, 그 왜곡의 원인은 외국어고 보다는 전반적인 사회현상에서 찾아야 하겠지만.

교육 전문가가 아니라서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못하겠다. 그러나 한가지, 대한민국 사회에서 교육은 '기회의 균등'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덧: '근친상간'이라는 단어때문에 논점에서 벗어난 불필요한 논쟁이 생길 것 같습니다. '근친상간'이 화간도 포함하는 줄은 모르고, 강간의 의미로 사용하였습니다. 제가 잘못 이해하고 있어서, 단어선택이 부적절했습니다. 현실적으로 강간의 비율이 높다고 해도, 어쨌든 문제의 논점이 아니니 이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은 없었으면 합니다. 꾸벅.)

어머, 이오공감 첫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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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목고 존재의의도 입시학원 2009/10/19 13:35 #

    수능 성적 상위 30개교 중 일반고는 4곳 뿐 - 특목고 싹쓸이…"학력격차 심각" - 머니투데이 새삼스럽습니다. 특목고가 우수학생들이 몰리는 곳이니까요. 그런데 이와 관련될 뉴스들을 보면 늘, 외고 나와서 법대 가고 과고 나와서 의대 가면 특목고의 특수목적은 대체 어디에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뭐, 이런 생각도 새삼스럽네요. 그 목적에 맞는 진로로 학생들 학과를 제한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런 정책이 이루어지면 내신 상대평가 때랑 똑같은 일이 ...... more

덧글

  • moduru 2009/10/19 09:04 # 답글

    적으면서 분노를 주체 못해 근친상간이란 단어를 썼네요.
    제가 봐도 부적절합니다.
    제 글에서도 근친혼으로 바꾸겠습니다.
  • 세라프 2009/10/19 13:36 #

    에고 저도 단어선택이 잘못 되어서 논점에서 벗어난 소모적인 논쟁만... ^^;
  • 라세엄마 2009/10/19 12:37 # 답글

    근데 근친상간은 강간이 아니라 화간...일텐데요..
  • vv 2009/10/19 12:43 # 삭제

    강간일 가능성이 높지 대개
  • 한님 2009/10/19 13:27 # 삭제

    (가능성보다는 비율이라고 표현하는게 맞을 듯 싶지만) vv 말씀, 근거가 있는 이야기인가요?
  • 세라프 2009/10/19 13:38 #

    강간과 화간의 구별 없이 모두 아우르는 단어인 모양입니다. 제가 잘못이해하고 있었습니다. ^^;
  • 썰렁이 2009/10/19 12:45 # 삭제 답글

    근친상간은 강간이 아닙니다. 한자를 봐도 近親相姦이죠. 사전에는 "촌수가 가까운 일가 사이의 남녀가 서로 성적 관계를 맺음"이라고 나와 있네요.
  • vv 2009/10/19 12:59 # 삭제

    강간일 가능성이 높다고 임마.
  • 세라프 2009/10/19 13:38 #

    예, 저도 찾아봤더니, '강간'으로 한정하고 있지 않네요. 감사합니다. ^^;
  • 루루 2009/10/19 12:48 # 답글

    근친상간은 강간과 화간을 모두 아우르는 용어죠.
  • 세라프 2009/10/19 13:39 #

    예, '강간'으로 한정된 개념이 아닌데, 제가 잘못이해하고 있었습니다.
  • 썰렁이 2009/10/19 13:30 # 삭제 답글

    vv //

    너 누구니? 나 알어? 너 나 언제 본적있다고 반말이냐? 그것도 남의 블로그에서? 웃긴놈일세 ㅋㅋ

    나도 비로그인이지만 정말 비로그인 찌질이는 답이 없네 ㅋㅋ
  • 세라프 2009/10/19 13:40 #

    ^^;; 그러게요 제 블로그는 제 집과 마찬가지니, 생산적이고 점잖은 리플이 달리면 좋겠는데 ㅎㅎㅎ
  • vv 2009/10/19 23:10 # 삭제

    뭐 임마 어쩌라고
  • vv 2009/10/19 23:26 # 삭제

    니 엄마한테나 징징대라
  • 2009/10/19 13:33 # 삭제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세라프 2009/10/19 13:40 #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
  • 한님 2009/10/19 13:33 # 삭제 답글

    다소 자극적이긴 하지만 '혼'이라는건 제도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보니 '상간'이 더 직설적인 표현인 것 같네요. 相이기 때문에 의미상으로는 강간은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언어라는게 사회적인 놈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좀 다르겠지만요.
  • 세라프 2009/10/19 13:43 #

    '아' 다르고 '어' 다른 말 때문에 ^^; 제가 잘못이해하고 있어서 단어 선택이 잘못되었습니다. ^^;
  • 한님 2009/10/19 13:35 # 삭제 답글

    본의아니게 주제에서 벗어난 덧글만 두 개나 달아버렸네요. 죄송합니다;;;
    주제에 대해서는 트랙백으로 대신할게요.
  • 세라프 2009/10/19 13:43 #

    감사합니다 ^^;
  • 르혼 2009/10/19 13:38 # 답글

    자극적인 단어 하나때문에 주제와는 엉뚱한 덧글들이... (상간은 서로 간하다 이므로 강간보다는 화간쪽에 무게가 실립니다만, 어쨌건 둘 모두를 아우르는 단어입니다. 여하튼 주제와는 상관 없는 얘기)

    사실 원론적인 정답이야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 하는 게 문제인데, 전 먼저 사회의 서열화부터 바로잡아야 교육의 서열화가 해결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별 다른 전문 지식이나 치열한 취업 노력 없이도 정시에 일 끝내고 집에 돌아와 둘 쯤 되는 아이들하고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사회, 주말에는 여유있게 휴일을 즐기며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가족끼리 놀러갈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교육 문제도 해결되겠죠.
  • 세라프 2009/10/19 13:49 #

    그러게 말입니다. 주제는 그게 아닌데, 제 잘못입니다. ^^;

    그렇습니다. 근본적으로는 학교의 서열화가 문제인데, 사실 학교 서열화는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사회가 워낙 일렬로 줄 세우기를 좋아하니까요... 학교 서열화하는 다른 나라에서도 이런 문제가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 긁적 2009/10/19 14:33 # 답글

    .... 증오심이 묻어나는군요. 근친혼의 개념부터 명확하게 잡아주세요.
  • 세라프 2009/10/19 17:38 #

    나름대로 논리적으로 쓴다고 쓴 글이라고 생각하는데, '증오심'이라니요. 잘못된 사회 현상에 대한 비판을 한 것이지, 증오같은 감정으로 쓴 글은 아닙니다. 애초에 이 문제에 관련해서 특정 사회계층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근친혼이라고 한것은, 생태계에서 근친교배가 종 보존에 악영향을 미치듯이, 사회현상에서도 고립된 인맥 안에서만 인간관계가 이루어지는 것이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는 점을 빗댄 것입니다. 편협한 시각을 가진 사회집단이 어떤 모습이 되는지는 역사적으로도 종종 찾아볼 수 있습니다. 특정 지역, 특정 학교 출신이라는 좁은 인맥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선후배들끼리 끌어주고 밀어주는 것이 근친혼과 같이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단어가 선정적인 면이 없지는 않으나, 이 현상에 대한 제 시각을 반영하기에 적절한 단어라 원래 글에서 그대로 가져다 썼습니다.
  • 긁적 2009/10/19 18:27 #

    두 사람이 어떤 사람의 뒷담화를 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대강 어떤 종류의 말을 할까요?
    '걔가 나더러 뭐라고 뭐라고 하는데 열라 재수없지 않냐? 지가 뭔데?'
    '걔가 일을 이렇게 저렇게 처리하던데 이건 좀 아니지 않냐?'
    '쟤 왜 저렇게 멍청하게 행동하냐?'
    대충 이런 종류이 말을 하겠죠.

    세라프님도 비슷할 것입니다.
    님께서 누군가를 미워한다면, 님의 증오심은 님이 바라보는 사실들 가운데에 묻어나오지,
    사실로서 나타나는 것이 아닙니다.
    방금 예로 든 사람들이 그들의 증오심을 자기 자신에게 사실로서 나타낸다면 이렇게 말하겠죠.
    '난 저새끼 바보로 생각해.'
    그러나 자기 자신에게 이렇게 말할 경우, 스스로의 품위가 떨어지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세라프님의 지적사항은 모두 옳습니다. 결혼상대자를 고를 때 아무래도 그가 가진 사회적 지위를 보게 마련이니까요. 강남쪽에 나름 돈 좀 있고 배경 좀 있는 인간들이 몰려있다 보니까 이 쪽 사람들끼리 결혼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겠지요. 이 상황을 세라프님은 '근친혼'이라는 단어로 표현하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제가 관찰하기에 세라프님께서 사실을 드러내고 바라보는 방식은 증오심에 기반해 있습니다.앞서도 말했지만, 이런건 사실로서 드러나는게 아니라 드러난 사실들에 묻어나오게 마련입니다.
  • polomerria 2009/10/19 19:03 # 삭제

    생물학적인 의미로 생각한다면 그 단어가 반드시 증오심이나 적개심을
    담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논의의 사회적 무게와 맥락을
    생각해본다면 그렇게 생각할 수는 있겠죠.

    생물학적인 개념을 통하여 사회적 현상을 설명하고자 한 것인데,
    사실 단어 자체는 적절하지만 그 단어가 가지는 side effect에 의해서
    오해가 생길 수 있는 상황이겠네요.

    기득권에 대한 비판, 선정적일 수 있는 단어, 사회적으로 민감함
    이런 것이 함께 존재하기 때문에 서로 연관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아니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죠.

    하지만 이 경우에는 적절한 예라고 생각합니다. 의미에 대한 오해가
    존재할 수 있지만.. 어쨌건 논리적인 결함이나 비난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갈라파고스나 오스트레일리아 정주 생물에
    대한 현상을 설명하는 것과 유사한 맥락이겠죠.

    즉, 긁적님의 표현을 빌려오자면 지금 이 경우에는 근친혼이라는 단어는
    사실을 설명하는 단어가 될 수 있습니다.
  • 긁적 2009/10/19 20:41 #

    polomerria // 저는 '근친혼'이라는 단어가 위에서 기술된 상황을 적절하게 요약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저는 세라프님의 비판이 많은 측면에서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세라프님의 비판은 강남 사람들끼리 계층화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그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결혼하는 것이 그들의 이익을 극대화 하는 것이기에 이를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재산이 많은 사람들이 한 지역에 몰려살게 만든 사회에 대한 비판이라는 측면에서만 저는 세라프님의 바판을 받아들입니다.

    다만 제가 지적한 문제는 '근친혼'이라는 단어와 크게 관련되지 않습니다. 제가 근친혼의 개념을 명확히 잡아달라고 한 이유는 다른데 있습니다.

    앞선 댓글에서 말했듯, 저는 사실을 드러내고 바라보는 방식에 대해 지적했습니다. '무엇이 사실이냐?'라는 질문은 여기에서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실은 그 사실을 바라보고 탐구하는 우리의 마음을 감추는 중요한 도구입니다. 이 도구에 대한 이야기 역시 사실의 형태를 띨 수밖에 없습니다만, 엄밀하게 말해 그것은 사실의 형식을 붙잡을 수 없습니다. 이것은 마치 핸드폰 벨소리의 색을 이야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가령 앞서 저는 '세라프님이 증오심을 갖고 글을 썼다.'라고 했는데, 엄밀히 말해 이는 사실의 일종이 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 문장은 세라프님의 마음에 관한 사실을 기술하고 있지요.

    심지어 저는 세라프님의 증오심이 도덕적으로 정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왜. '수오지심'이라고도 말하지 않습니까. 악한 일을 보았을 때 그것을 미워하는 것은 올바른 인간에게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감정입니다. 그러나 이 감정을 자기 자신에게 명확하게 드러내지 않으면 그 경계가 애매해지고, 결과적으로 비인간적인 행동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역설적으로, 이런 행동을 방지하는데 사실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개념을 명확하게 규정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단어를 상징적으로 사용하기보다 객관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단어의 적용범위가 명확해지고 그 단어가 '좋은것'과 '나쁜것'을 떠난 의미를 갖게 될 때에만 우리는 단어와 무관한 입장에서 냉정하게 좋고 나쁨을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글 안에 증오심을 담느냐 담지 않느냐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다만 그 증오심을 자기 자신이 아느냐 알지 못하느냐, 그 증오심의 한계를 명확하게 그었느냐 긋지 않았느냐가 중요할 따름입니다. 저는 이 측면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 자유로운 2009/10/19 23:30 #

    그래서 결론은 뭔가요? 내용하고 상관없는 딴지 같습니다만?
  • 긁적 2009/10/19 23:42 #

    자유로운 // 우습군요. '내용과 상관 있다.'라는 관심사는 당신의 것입니다. 당신의 관심사 안에서 이야기한다면, 저는 윗글의 내용에 부분적으로 찬성합니다. 제가 찬성하는 부분은 앞 댓글에서 밝혔으니 넘어가지요.
    근데. 위 내용을 찬성하고 찬성하지 않는게 뭐 그리 중요해요? 제가 보기엔 그건 무가치한 관심사입니다. 아. 물론. 그 영역 안에서는 가치가 있지요.
  • 자유로운 2009/10/20 00:20 #

    긁적/뭐 그렇게 보신다면 할 수 없지요. 딱 그 정도 밖에 못보는거니까요.
  • 세라프 2009/10/20 00:42 #

    긁적 //
    어려운 말씀이시군요... 이해하기 좀 어렵습니다. 제가 표면적으로 이해한 것만으로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일단 '근친혼'이라고 비유했지만, 결혼을 통한 인간관계로 한정지은 것은 아닌 것임을 이해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인간관계 구성의 전체적인 양상을 이야기한 것입니다. 그래서 '근친혼'에 담겨있는 '도덕'의 관념에서의 비판보다는 생물학적인 '근친교배'를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사실 생물학적인 문제에 의식이 도덕적인 관념을 형성한 면도 있지만요). 물론 도덕적인 면에 대한 비판의 뉘앙스도 기대한 것도 사실입니다.

    증오심에 대해서는, 기득권 층이 종종 보이는 반사회적 행태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생각이 없으며, 그것을 증오심이라고 한다면 (상당히 감정적으로 과장되는 느낌이 있지만) 역시 부정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런 거부감 혹은 증오심 없이 이런 글을 쓰는게 오히려 우습지요.

    감정을 명확하게 드러내고 그러지 않고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해봐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 논리의 칼날을 더 날카롭게 하기 위해서는 감정적인 면에 대한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미 정도로 이해했습니다. 불필요하게 '근친혼'이라는 자극적인 단어를 감정적으로 사용하여 오히려 논지를 흐리고 있는 점도 일면 사실이니까요.

    지적 감사드리고요, 장문의 좋은 덧글 고맙습니다.
  • 긁적 2009/10/20 23:18 #

    세라프 // 아쉽게도 제가 지적하려는 내용은 명확하게 드러날 수가 없는 성질을 띠고 있습니다. 보다 더잘 표현할 길이 있으면 좋겠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네요.
    애매함 때문에 불쾌할 수도 있는 비판을 용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시원 2009/10/19 15:37 # 삭제 답글

    고민의 지점을 통찰적으로 제시한 글로 생각합니다만
    댓글 가운데 글의 내용을 논하는 것은 거의 없네요.
    안타깝군요.
    이 사회의 수많은 것들이 본질에 충실하지 못하네요.
    당연한 것을 요구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어려운 사회라는 게 참 슬픕니다.

    (비약해서 농담하자면 이 글의 수많은 댓글들도 이 글에 달릴 댓글의 본질에 충실하지 못하네요.)
  • 세라프 2009/10/19 17:43 #

    의견의 논지에 대한 비판 댓글이라면 좋았겠지만요 ^^;

    정말 무엇보다, 사회에서 원래 역할을 해야 할 것들이 본질에 충실했으면 좋겠습니다. 특목고의 본질이 사실은 필요없는 것이었다면 특목고를 폐지하고, 정말 본질부터 '대입용 고등교육기관'이 필요한지를 솔직하게 논의할 일입니다. (쉽지 않아 보이지만요...)
  • 베르날레스 2009/10/19 16:39 # 답글

    아니 용어의 정의야 사전찾아보면 간단한걸 가지고 왜들 물고 늘어지시는지.ㅎㅎ
    확실히 점점 계층의 다양한 이동은 없어지고 고착화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잘살고 학교잘가는 집은 쭈욱`~ 못살고 학교 못가는 집도 쭈우욱~~, 이게 심해지면 쾅!!
  • 세라프 2009/10/19 17:48 #

    이런 글 쓸 때는 단어 선택을 잘 했어야 하는데, 잘못 이해하고 잘못 선택한 제 잘못이 큽니다. ㅎ

    사실 사람들 사이에 '계층'이 있는 것도 좀 서글픈 일입니다. 그냥 '다른' 사람들이 어울려서 사는 사회였으면 좋겠는데... 어쨌든 정말 사람들이 섞이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물론 예전 신분제사회만큼이야 아니겠지만 (어쩌면 그럴수도 있지만...), 보이지 않는 경계가 뚜렷해져 정말 '남의 세상' 사람들같이 보이는 사람들이 생기는 것 같죠. 그걸 해결해줄 유일한 열쇠가 교육인데, 이제 그 기회마저박탈당하고 있습니다.
  • hihumi 2009/10/19 16:55 # 답글

    진골, 성골이나 신성혼 같은 단어를 쓰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본문과는 상관없는 덧글입니다만...)

    그들이 아닌 다른 한쪽을 '유입'하는 것이 아닌, 모두를 개별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일 것 같습니다만... 오늘 내일 사이에 이루어질 수 있는 문제는 아닌것 같습니다.
  • 세라프 2009/10/19 17:53 #

    아닌게 아니라, 저도 글쓰면서 신라 성골, 진골, 6두품의 관계로 비유해보려고 찾아봤는데, 현대 사회에 강남 사람들끼리 그 단어로 구분하고 있다는 기사를 읽어 놀랐습니다. (관련 블로그: http://blanc.kr/1153) 이제 정말 '세습되는 신분'이 고착화 되고 있는거죠. 신분제와 다를 바 없이. 다시 말하지만, 이러한 고착화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교육의 기회 균등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Picketline 2009/10/19 19:02 # 답글

    정말 심각한 것은 '비유'로서의 근친혼, 근친상간이 아니라 실제 근친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이죠. 재벌가 인맥에 대한 책은 여러권이 나왔는데, 그 가지들을 찾아가보면 저런 판사님들, 고위 공무원들, 유력정치인들, 의사들, 유력한 자격증 소지자들이 줄줄이 달려 있습니다. 이리저리 복잡하게 얽히고 섥혀서 겹사돈, 겹겹사돈도 수두룩 할 것입니다.

    이건 뭐 '수준 맞는 사람들끼리'의 혼인을 금지할 수도 없고, 부부합산과세는 위헌이라 그러고, 민주화운동 시절이 지나서 이제는 무슨 '소신'이나 '당위'로 누구를 설득하거나 설복하는 일은 너무나 힘들며, 일신의 영달을 위한 이기적인 행위, 욕망을 추구하는 행위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자 순리라고 여겨지니,

    점차 눈에 보이는 계급이 생길 것입니다.
  • 세라프 2009/10/20 00:49 #

    언젠가 재벌가와 정계 인맥도를 본 적이 있는데, 겹사돈이라는게 드라마에서만 보는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치만 사람이 사람 만나 결혼하는 걸 비판할 수는 없고요, 제도적으로 막는건 더더욱 말이안되죠... 사실 저는 남에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일신의 영달을 위해서라도 재벌가끼리, 정치인물들끼리 결혼하고 하는 것을 비판할 생각은 없습니다. 개인의 당연한 욕망이니까요.

    그런데 개인적인 인맥이 아닌, 사회 지도층의 공적인 인재 풀은 그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다양성의 상실로 인해 스스로 취약해지고, 구성원들의 계층적 특성상 기대되는 역할을 올바르게 수행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니까요. 걱정해야 할 일입니다.
  • polomerria 2009/10/19 19:09 # 삭제 답글

    사실 완전한 평등은 상상 속에서나 나타날 수 있겠죠.
    아니면 인간이 완전히 노동과 분리되거나요.
    하지만 부분적인 평등이라도 이루기 위해서는 사회의 체계가 굳건하고
    사람들이 깨어있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 상당한 시간과 노력과,
    때로는 거대한 충돌 역시 있을 수 있을겁니다.

    재미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좀 더 노력하면서 살아야겠네요 저도.
  • 세라프 2009/10/20 00:57 #

    완전한 평등을 바랄 수는 없겠죠. 그것이 바람직하다고도 생각하지 않고요. 다만 최소한의 기회의 평등을 말하는 겁니다. 기득권층의 보수화는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그 기회의 평등은 기득권층의 내려놓음으로 이루어질 것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제도적으로 보장되어야 합니다. 당연히 기득권층에선 눈엣가시니 쉽지 않을겁니다. 저라도 권력 잡으면 빼앗기고 싶지 않을테니까요.
  • 흐스흐 2009/10/19 19:26 # 답글

    작금의 문제는 교육이 신분상승의 수단이라고 여겨짐에 따른 것이라고 생각되네요. 배움은 배움이지 그러한 수단이 주목적이 되어선 안될 것인데 말입니다 ^^;
  • 세라프 2009/10/20 01:00 #

    옳은 말씀입니다. 중요한 것을 간과하고 있었네요. '가르침'이 '가르침' 자체가 목적이 아닌 다른 것을 위한 수단이 되어버렸다는 것 자체도 문제겠네요. 도덕을 잘 가르치다는게 도덕적인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닌, 수능 점수를 높이는 것이 되었으니까요. 현실은 시궁창을 일단 받아들이고 들어가야 하나요 ㅎ
  • GQman 2009/10/19 21:55 # 답글







    http://sprinter77.egloos.com/2460399#;



    잉여끼리 뭉치니 망하고,
    1등끼리 순혈주의로 근친 하악하니 성과가 좋다는 보고서가 있네요.
    단순히 우리가 "쟤네들, 결국 다양성 부족으로 망할거야"라고 100번 외친다고 그게 실현될까요?
    오히려 근친을 통한 체질강화를 이루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월한 외부인들을 지속적으로 받아들이고 저열한 내부인은 지속적으로 내쳐질 시스템이니 딱히 '고인 웅덩이 물'이 되어 썩을 걱정도 없을 것 같군요.
  • 세라프 2009/10/20 01:05 #

    옳은 말씀입니다! 근친교배에 의한 부작용을 지적하는데 급급하다보니 그 자체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는데 소홀했습니다. 생물학적인 근친교배에서 나타나는 문제처럼 사회적인 근친교배에서 한계가 드러날 것이다 라고 말했지만, 사실은 그 한계가 드러나지 않는다고 해도 사회적 근친교배 자체가 문제라는 점도 지적하고 싶었습니다. 잘사는 사람들끼리 모여보자 해서 뭉쳐서는, 뭉치지 못한 사람을 '아랫것들'로 만드는 그 '순혈주의' 자체가 애초에 문제겠지요. 사실 다양성의 부족으로 나타날 현상은 오히려 부차적인 것이고요.

    좋은 지적 고맙습니다.
  • Safranine 2009/10/19 22:42 # 답글

    이런 사회구조가 앞으로 10000년 정도 지속된다면 인류의 종분화가 일어나게 될지도(머엉)
  • 세라프 2009/10/20 01:07 #

    이미 어느정도 나타나지 않나요? 가끔 얼굴에 기름이 진 국회의원들을 볼 때면 다른 환경에서 다른 먹이사슬 속에 속한 완전히 다른 종이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게다가 사고구조도 조금 다른 것 같더군요. (짖궂은 농담이었습니다 ㅎ)
  • 자유로운 2009/10/19 23:38 # 답글

    도대체 단어 하나에 집착해서 숲을 못보는 사람들은 뭔가요? 참 답답합니다.

    뭐 그건 넘어가고, 확실히 딱 그런 사람들만 모아놓으면 나중에 집단에 이레귤러가 발생시 그에 대한 반응이 딱 정해져 있다는게 문제지요. 약해진다랄까... 어찌 할 줄 모르다가 내분으로 소멸하는건 자주 있는 일이지요. 사회를 위해서도 다양성이 확보되어야 하는데 어찌될지 참 답답합니다.
  • 세라프 2009/10/20 01:11 #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 지도층에서 벌어지는 이런 현상이기 때문에 더더욱 문제겠지요. 사실 그 사람들끼리 거급된 진짜 근친혼으로 유전병이 발생해 문제가 된다고 해도 (역사적으로 몇몇 왕가에서 실제로 일어났다고 하죠), 안타깝긴 하겠지만 사회적인 문제라고 할 수는 없을겁니다.

    그러나 사회지도층에 대해서라면, 건강한 구성을 유지해야 할 사회적 필요성이 있습니다. 그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 전체를 위해서요.
  • .. 2009/10/19 23:57 # 삭제 답글

    그리고 친일파는 청산되어야 합니다. (카르타고는 멸망되어야 합니다..처럼)....
  • 세라프 2009/10/20 01:13 #

    카르타고는 멸망되어야 합니다 ㅋㅋㅋ 오랜만에 ㅎㅎㅎ
    친일파 청산은 점점 요원해지는 느낌입니다 ㅎㅎ 적어도 이번 정권에서는 힘들겠지요?
  • 로이 2009/10/20 00:20 # 삭제 답글


    이와 비슷한 맥락이고 결국 망한다는 결론이지만 다른 논점으로 도출하는 영화도 있지.. ㅋ
    이디오크러시라는 영화를 시간나면 한번 봐바..
    많이 재밌지는 않지만 그럭저럭 볼만혀 ㅋㅋ
  • 세라프 2009/10/20 01:14 #

    재미있지 않은 영화를 추천하다니 무슨 의도냐 ㅎㅎ
  • -_- 2009/10/21 04:56 # 삭제 답글

    외고새끼들이 어문학과에 들어오는 것도 짜증나지. 13등급짜리가 수능으로 1등급 인정받는게 말이되나
  • 세라프 2009/10/21 12:41 #

    '새끼'라뇨 ^^; 외국어 전공했으면 어문학을 전공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은 진로일 것 같은데요? 제가 그쪽은 잘 모르지만. 13등급이라는게 내신 13등급을 말하는건가요? 6차교육과정 학생이라 요새 어떤지...
  • -_- 2009/10/21 04:59 # 삭제 답글

    글고 근친혼이란게 딴게 아니라, 권력과 돈을 가진넘들끼리 대대로 물려받으려고 하는 마지막 노력이고 귀족이란게 이 근친상간의 폭넓은 확대일뿐...
    전투적인 지식인이 지하에서 솟아나 앙시앙레짐의 똥구녘을 찌를 날이 얼마 남지 않을듯
  • 세라프 2009/10/21 12:43 #

    개인적으로는 전투적인 지식인이 나타나는 것 보다는 모든 대중이 다함께 깨닫게 되는 것을 더 바라고 있습니다.
  • 다복솔군 2009/10/21 20:11 # 답글

    죄송스러운 말씀이지만 외고와 달리 과고는 그렇지 않습니다. -_- 일부 상위권 학생들이 국제 올림피아드 대회에서 상을 타고도 의대로 가는 막장행태가 있긴 하지만, 그래봐야 150명중 많아야 5명이고, 대다수의 학생은 설립목적대로 이과로 진학하고 있습니다. 다른 학교들도 모두 그렇습니다. 외고가 이과로 진학하는 등 설립목적에 어긋나는 것은 인정하지만, 부디 과고는 싸잡아 욕하지 않아주셨으면 하는 것이 재학생으로서의 바램입니다;;
  • 세라프 2009/10/22 05:21 #

    과학고를 졸업하고 의대를 가든 이공대를 가든, 개인의 선택에 대해 도덕적 책임을 지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공대를 가고 싶은 사람만 뽑지 못한 (혹은 그러지 않은) 교육당국과 학교의 책임이지요. 일단 그건 별개로 두고요.

    일단, 제 글에서 과학고 학생들이 의대를 가는 일에 대한 비판을 한것이 아닙니다. 일반고에 비해 소수인 특목고에서만 학생을 선발하는 세태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지요. 이건 과학고 학생이 100% 이공대로 진학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문제가 아닙니다. 논점에서 조금 벗어난 지적이 아닌가 합니다.

    과고생이 의대로 진학하는 비율이 낮다고 해서 (실제로 낮을지도 잘 모르겠고, 그것이 본인의 의지에 의한 것인지도 의심스럽지만), 과학고를 포함한 특목고라는 것이 외국어교육 혹은 과학교육이라는 본래 기능보다는 '좋은 대학 잘 가기 위한' 통로가 되어 간다는 현실은 외면할 수 없습니다. 지자체 선거할 때 과학고 유치하겠다고 하면 주민들이 좋아하는 이유가, 모두 자식들이 과학을 좋아해서 과학고에 보내고 싶기 때문일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긴, 좋은 대학가고 싶은건 모든 사람의 희망이고, 좋은대학이 좋은직장을 위한 수단인 것처럼 많은 것들이 목적보다는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는 현실에서 과학고만 비판할 수는 없겠지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제 논지는 과학고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고 학생만 뽑는 대학 혹은 그런식의 인재 선발 세태를 비판하는 것입니다.
  • 다복솔군 2009/10/22 06:11 #

    -_- 글쎄요;; 의외로 과학고생끼리의 경쟁이 상당하기 때문에... 대학가기 쉽다는 말은 참 당황스럽네요;; 더구나 과학고생은 적어도 배우는 내용이나, 실험 등의 여러 측면에서 다른 학생들보다 과학교육에 충실하고 있습니다.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통로가 된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본래 목적이 훼손되었다고보기는 아직 이른것 같아요.

    ps. 도리어 최근에는 과거에 비해 과학고생의 서울대 진학비율이 대폭감소했다는 사실 알려드립니다. 비교내신제 폐지 이후의 일이죠. -_- 과고생은 내신이 다른 일반고에 비해 우위를 크게 정하지 못해 사실상 정시는 보는 것이 불가능하고, 수시로 가는게 대부분이지요. 포스텍의 경우는 일반고생이 약 70%를 차지하고, 과고생이 대부분인 학교는 사실상 카이스트 뿐입니다. SKY 중에 고대는 과고생 선발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구요, Y대도 차츰 줄여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원칙론적으로 비판할 거라면 과고가 특별히 욕을 먹을 수 없는 처지라는 겁니다. 도리어 덜먹어야할 판이지요.
  • 세라프 2009/10/22 07:25 #

    '대학가기 쉽다'라는 말로 과학고생들의 노력을 폄하할 생각은 없습니다. 당연히 과학고의 커리큘럼이 과학수업에 비중을 두어 충실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도 알고 있습니다. 제 말은 과학고가 가진 '사회적 의미'를 직시하자는 것이지요. 내적인 충실함에 대해서가 아니라 외부에서의 기대하는 과학고의 의미가 무엇이냐 이겁니다.

    일단 대학 진학에 대해서 저의 경험과 정 반대되는 경험을 가지고 계시니, 이건 통계적인 값을 가지고 이야기를해야겠군요.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091021180644&section=01
    이 자료에 의하면 최근 4년간 서울대의 특목고생 비율은 15.30%에서 24.30%로 매년 증가했습니다. 특목고생의 전체고등학생의 극히 일부인 것과, 특목고생이 '진학하기로 기대되는' 전공분야가 대학 전공의 일부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높은 수치입니다. 다시 말하면, 학생과 학부모도, 대학교도 특목고를 더이상 과학, 외국어 교육기관만으로 보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렇않다면 이공계나 외국어전공에 집중될 특목고생의 비율이 이렇게 높을 수 없지요.

    또한 제가 원래 지적하고자 했던 '특정학교의 인재편중'의 문제가 과장된 것이 아님을 뒷받침해줄만한 수치입니다. 물론 특목고생은 선발을 거쳐 선정되었기 때문에 일반고에 비해 성적이 높고, 높은 진학률을 보이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그것을 감안해도 지나치게 높은 수치는, 특목고가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게 되었는지 생각해보게 합니다.
  • 다복솔군 2009/10/22 10:02 #

    흠... 제 논점에서도 벗어나신 지적이 아닐지.. 그것은 외고만의 문제에 가깝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 통계만 해도 "특목고"이지 과학고가 아닌걸로 압니다만.
  • 세라프 2009/10/23 08:53 #

    제가 가진 자료는 특목고에 대한 것이니, 과학고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반박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군요. 엔지니어로서, 저도 과학고가 본래의 교육기능을 다하고 사회적으로도 올바른 구실을 하고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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